순천시, 전남 동부권 산업위기 ‘경제동맹’으로 타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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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전남 동부권 산업위기 ‘경제동맹’으로 타파해야

광양만권 경제위기라는 공동숙제, 여·순·광이 함께 푼다

[시사뉴스방송]전남 동부권 3개 시가 4월 30일 열린 여·순·광 행정협의회에서 ‘광양만권 경제 위기 극복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공동 선언’을 발표했다.

선언의 핵심은 산업 위기 공동대응과 광역교통망 확충, 관광․의료 인프라 연계 강화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꾀한다는 것이다.

이번 선언을 통해 여·순·광 3개 시는 최근 직면한 산업위기를 돌파하고 기존 행정통합의 한계를 넘어선 유연한 협력 모델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 광양만권 경제위기라는 공동숙제, 여·순·광이 함께 푼다

3개시의 공동선언에는 2030년 전라선 고속화와 경전선 전철화에 따른 인구 유출에 대비, 관광·문화·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활인구 확대와 정주인구 전환에 공동으로 협력하고 지역 상공회의소 등과 함께 지속가능한 공동 경제생활권을 구상해나간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선언의 직접적인 배경은 최근 전남 동부권이 직면한 산업 위기다.

2024년 여수는 석유화학 산업의 침체로 지난해 대비 지방세 수입이 1,100억 원 이상 줄었다.

광양 역시 포스코의 지방세 납부액이 2년 새 70% 이상 감소하는 등 세수 급감을 겪고 있다.

순천시는 이들 도시와 30분 거리로 생활권을 밀접하게 공유하고 있으며 관외로 출퇴근하는 시민 다수가 여수·광양 산단에 직장을 두고 있는 만큼 이러한 경제 위기를 동부권 공동의 과제로 인식하고 광역 차원에서 대응하자는 취지에서 이번 선언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 노관규 순천시장 “경제동맹에서 순차적으로 도시연합까지 발전시키자”

이번 공동선언은 전국적으로 확산 중인 메가시티 추진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일반적으로 메가시티란 인구 1,000만 명 이상의 거대 도시를 의미하지만, 국내에서는 권역별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생활권과 경제권을 공유하는 공간정책으로 확장 적용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부울경 메가시티(부산·울산·경주), 호남 메가시티(광주·전남·전북) 등 경제동맹을 비롯해 특별지방자치단체, 행정통합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자치권 확대와 혁신정책이 추진 중이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대전·세종·충남·충북 4개 시·도가 기존 행정구역은 유지한 채 특정 광역 사무를 공동 처리하는 특별지방자치단체 ‘충청광역연합’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순천시는 이번 행정협의회의 공동선언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들 사례처럼 행정구역은 유지한 채 공동의 경제·생활권 과제를 해결해나가는 ‘경제동맹’모델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 도시연합 형태의 ‘특별지방자치단체’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구상을 제안하기도 했다.

▶ 순천시, 대선 대비 영호남 아우를 메가시티 전략 제안

순천시가 이와 같은 구상을 내놓은 까닭은 광역 차원의 도시 간 협력이 비단 경제 위기 타파만이 아니라 지역의 열악한 의료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절실하기 때문이다.

올해 순천시가 실시한 ‘지역 의료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순천 소재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심근경색 환자의 67.4%, 분만환자의 50.4%가 순천 외 시민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신생아 중환자실의 경우, 전남 동서부권을 넘어 광주 의료권에 속하는 곡성, 경남 남해와 하동 등에서도 순천으로 ‘의료원정’을 온다.

순천이 전남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야간소아의료체계인 달빛어린이병원 또한 이용자의 33%가 순천 외 지역 거주자다.

순천시가 호남을 넘어 영남까지 아우르는 의료거점 역할을 수행하면서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순천시는 향후 지역도시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이해관계나 행정 간의 장벽을 넘어 이러한 실생활권 중심의 메가시티 실현과 의료인프라 거점 조성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제21대 대선 대비 영호남 통합을 실현할 공약으로 전남의과대학 설립과 공공어린이 재활의료센터 건립을 각 당에 제안한 바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공약이 현실화되기 전까지 발생하는 의료공백에 대해서는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를 서둘러 구축해 대응하기로 했다.

노관규 순천시장의 제안에서 시작된 경제동맹과 메가시티 제안이 전남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영호남의 지역소멸위기를 극복해 낼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지 추이가 주목된다.
강미영 기자 inews2477@naver.com